이 공부에는 인성 공부와 발표 수업도 필수이지만 태권도 수련도 필수 과목이다.
이 나이에 무슨 태권도 인가 싶었지만, 그렇게 찾은 곳이 청도관 남산도장이었다. 나보다 먼저 온, 나와 같은 정법 공부를 하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 그런데 이분들의 수련 태도가 눈에 들어왔다.
빠지는 데는 이유가 많다고 이런저런 이유로 수련을 나오는 날이 줄어드는 것이 보였다. 정말 하기 힘든 태권도였지만 내가 수련하나 만큼은 성실히 해서 나를 가르치시는 스승님을 욕보이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했다.
수련 시간보다 먼저 나와서 좀 불편한 다리도 두드려서 풀어주고 난 뒤에 수련을 시작했다. 어느덧 함께했던 수련생들은 자취를 감추고 20대 후반의 아가씨와 뒤늦게 들어온 50대 수련생과 매일 같이 태극 1~3장을 익히고 까먹기를 반복했다.
이 품새라는 것이 과연 외워질까 싶은 까마득한 시간이었다. 성인 전문 도장이라고 찾아왔는데 또 다른 특징이 있었다. 외국인 수련생들이 아주 자주, 많이 왔다. 한 번씩 다녀가는 사범들과 학생들 덕분에 정신이 없긴 했지만, 관장님이나 한국인 사범님께 못 들은 방식으로 수련 지도를 해 주는 것도 좋았다. 하지만 영어를 비롯한 외국어가 안 되니 그것이 참 답답했다.
50대 수련생과 함께 승단을 마치고 나니 복도나 건물 밖에서도 인사를 받았다.
멋지다고^^ 심사위원들이 장내 안내 방송이라도 하고 싶었다고 한다. 그렇게 나는 태권도 공인 1단이 되었다. 아쉽게도 올봄, 늘 하던 돌려차기를 하다 그만 다리를 다쳐서 태권도를 쉬고 있다. 쉬는 동안에 무주에 있는 태권도원을 방문한 적이 있다. 태권도의 역사를 돌아보며 청도관의 역사도 함께 볼 수 있어 뿌듯했다. 비록 1년 안에 2단 승단을 하지는 못했지만,
부상을 피하며 할 수 있는 시니어 태권도에 대해 연구 중이다. 나와 같은 시니어들이 많아지면 좋겠다. 태권도, 쉽지 않지만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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